*아리스랑 나오의 음식 취향은 뭔가 둘이 좋아할 것 같은 걸로 한거지 절대 공식이 아닙니다. 공식에서 싫어하는 음식 말고 좋아하는 음식에 대한 얘기가 나왔으면 좋겠네요...
*CP
*캐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나오야 생일 축하해
"덥다…"
무더운 여름 날, 뜨거운 햇빛을 피해 학교 운동장 스탠드 쪽으로 힘 없이 다가간 나오는 계단에 앉아 손에 들고 있던 펭귄 부채로 부채질을 해댔다. 여름이라 더 덥게만 하는 머리를 묶고 주변을 둘러보면 몇 안 되는 학생들이 건물 안으로 향하는 것이 보였고, 곧 그들이 안으로 들어가면서 시끄러운 매미 소리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부채질을 해도 그리 시원하지도 않고 계속 넓은 곳에 혼자 덩그라니 있기도 좀 그렇다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나오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들고 급히 이쪽으로 오고 있는 그가 눈에 들어왔다.
"많이 기다렸지? 사람들이 꽤 많았어서… 자."
"네, 네…? 아. 가, 감사합니다…."
왜 그가 이쪽으로 오는건지 생각하기도 전에 그는 봉투에서 나오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하나 꺼내 나오에게 건넸고 자연스럽게 옆에 앉아 소다맛으로 보이는 아이스크림을 우물거리고 있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상황 파악을 하려던 나오는 그러다 아이스크림 녹겠다는 그의 말에 일단은 봉지를 뜯어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먹었다. 순간 차가웠지만 곧 달콤한 맛이 입 안에 퍼지자 자 절로 행복한 표정이 지어졌고 시선이 느껴져 옆을 바라봤다 피식 웃고 있는 그가 보이자 얼굴이 화악 붉어져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그 후 묵묵히 아이스크림을 먹고 비닐 소리에 옆을 바라본 나오는 얼음컵에 복숭아 아이스티로 보이는 음료를 붓고 빨대를 꽂아 잘 저어주고 있는 그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에게 향하자 당황해하다 이번에도 감사를 표하며 조심스레 받았다.
"…저, 아리스 선배. 그… 정말로 궁금해서 그러는데 왜 저한테 이렇게 잘 해주시는 건가요…? 싫은 건 절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한테 사귀는 사이라고 오해 받을 수도 있고…"
"…? 그야 사귀는 사이니까 당연한 거잖니."
"……네, 네?!"
"아까부터 뭔가 평소랑 다른 것 같다고는 생각했는데… 어디 아프기라도 한 거야? 날이 더워서 그런가? 잠깐 가만히 있어봐."
너무 갑작스런 말에 얼굴을 붉히며 어버버 거리는 나오에게 걱정스러운 표정을 한 그가 다가왔고 곧 커다란 손이 이마에 닿자ㅡ
나오…!
그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익숙한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나오의 앞엔 작은 목소리로 다급히 자신을 부르는 친구가 있었다. 그리고 시선이 느껴지는 쪽에는 팔짱을 끼고 언짢은 표정을 하고 있는 선생님이 있었다.
*
"팔 괜찮아? 자고 있길래 깨우긴 했는데… 결국 걸렸네."
"괘, 괜찮아요… 조금 후들거리긴 하지만…."
"…좀 잘 수도 있지 벌까지 세우고 난리야. 그럼 애초에 수업을 재밌게 해주던가."
결국 수업 시간에 잔 벌로 수업이 끝날 때까지 두 팔을 번쩍 들던 나오는 쉬는 시간이 되자 한 팔로 다른 한 쪽 팔을 주무르며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자신을 걱정해주는 같은 반 친구 레코에게 괜찮다며 웃어보이고는 수다를 떨었다.
"그러고보니 꿈이라도 꾼 거야? 뭔가 당황하면서도 행복해하는 것 같았는데."
"에, 에…?! 저, 잠꼬대는 안 했죠…?!"
"잠꼬대는 안 했지만… 뭔데, 뭔데. 무슨 꿈을 꿨길래 그래. 꿈에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나온거야?"
"아, 아니에요…!"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그의 행동과 표정에 나오는 붉어진 얼굴로 입을 꾹 다물었다.
벚꽃 잎이 휘날리는 계절, 밴드부인 레코가 같은 부 3학년 선배가 반에 기타를 두고 온 것 같다는 말에 대신 가지러 간 나오는 해질녘 아무도 없는 반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그를 본 적이 있었다. 그가 작년엔 밴드부였다는 것은 어찌어찌 알고는 있었지만 연주하는 것을 처음 보기도 했고, 평소엔 무섭게만 느껴졌던 그가 눈을 감고 웃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오자 그만 넋을 놓고 말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주가 끝나고 언제부터 있었냐는 듯 자신을 부르는 그에 황급히 용건을 말하고 기타를 들고 돌아갔었지만 그 후로 계속해서 그가 생각나고 우연히 그를 보게 되면 피하곤 했는데 그와 연인 사이인 꿈을 꾸다니 생각 하면 할 수록 얼굴이 더욱 화끈거리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런 꿈을 꿨다고 그의 동생인 레코에겐 절대로 말할 수가 없었다. 흐음~ 이라며 금방이라도 꿈 내용을 물어볼 것 같은 레코에 나오는 서둘러 화제를 바꿨고 그렇게 일단은 넘어갔다.
"제겐 검도부가 있다니간요. 정말…. 아, 나오 선배!"
"앗, 사라 양! 무슨 일이에요?"
"케이지 선배가 자꾸 학생회에 들어오라고 하셔서요. 제겐 검도부가 있는데 말이죠."
"…굉장히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네에……"
점심 식사를 마치고 교실로 돌아가려던 나오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그 쪽으로 향했고 무언가 얘기하고 있는 사라와 케이지를 발견했다. 그리고 이쪽을 눈치챈 사라와 인사를 한 뒤 얘기를 듣고는 사라를 괴롭히지 말라는 눈빛으로 케이지를 노려보았다.
"…알았어, 알았어. 이 이상 사라쨩을 괴롭히지 않을테니까. 그럼 잠깐 견학 해보는 건 어때? 물론 들어오라는 말도 하지 않을거고… 학생회실엔 달달한 과자가 있으니까 견학 겸 좀 먹고 가."
"따, 딸기잼이 들어간 과자도 있나요?"
"음… 있을걸?"
"케이지 선배가 그렇게까지 부탁하시니 어쩔 수 없네요! 꼭 학생회에 들어가야 하는 것도 아니고 견학이니까…! 아, 나오 선배도 같이 가실래요?"
"그, 그래도 되나요…?!"
효과가 있었는지 알겠다는 케이지의 말에 나오는 표정을 풀고 둘의 얘기를 듣다 사라의 말에 누가 봐도 간절히 원하고 허락해 달라는 눈빛으로 물었다. 그에 상관 없다는 케이지의 말에 사라와 웃으며 길을 안내해주는 케이지를 따라갔다. 그러던 중 밴드부 포스터가 붙어있는 것을 보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라를 불렀다.
"사라 양. 그… 아리스 선배가 무슨 부인지 아시나요?"
"아리스 선배요? 으음… 저도 그렇게 친한 사이가 아니라서… 근데 그건 왜요?"
"아까 사라 양이 검도부 얘기를 하셔서 생각난 건데, 저희가 아는 분들은 다 무슨 부인지 서로 알고 있잖아요? 사라 양은 검도부고 케이지 선배는 학생회장, 큐타로 선배는 학생회 일원, 레코 양은 밴드부인데 아리스 선배만 무슨 부인지 몰라서요…."
"아리스라면 학생…"
"어이 시노기 케이지! 네놈… 나오?"
얘기를 나누고 생각하는 사이에 어느덧 학생회실에 도착했고, 문이 열리자마자 짜증이 난 듯한 표정을 하다 자신과 눈이 마주치자 당황한 얼굴을 하는 그가 보이자 나오는 화악 붉어진 얼굴을 하고 시선을 피했다. 설마 그가 학생회 일원이고 이렇게 갑자기 가까이서 마주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기에 얼른 이 곳에서 빠져나갈 생각을 잠깐 했지만 그 다음의 일을 생각하자니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결국 의자에 앉은 나오는 그를 의식하지 않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며 사라와 대화를 나눴다.
"음… 과자를 어디다 뒀더라…"
"네 녀석이 먼지 탄다고 저기다 넣어놨잖냐."
"그랬던가? 그럼 아리스 네가 좀 갖다줄래?"
"그 정돈 네 녀석이…."
이런 일이 자주 있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선지 그는 말을 하다 말고 서랍에서 과자가 잔뜩 들어있는 바구니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는 거리를 조금 두고 팔짱을 끼고 벽에 기대고 있었다.
"견학? 나오는 만화부고… 치도인 사라 네 녀석이 들어올 생각인 거냐?"
"제게는 검도부가 있거든요…! 그냥 둘러만 보러 온 거에요!"
학생회실에서 최대한 그를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그가 제 이름을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두근거려 점심 시간이 끝날 때까지 그를 신경 쓰는 바람에 그 때 정확히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그 때의 일을 떠올리면 그의 얼굴과 평소엔 조금 거칠게 얘기하다 제겐 조심하려고 하는 모습이 생각나 신발장에서 신발을 꺼내고 내려놓으려다 잠깐 멈칫 했다 근처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리자 서둘러 신발을 신고 도망치듯 학교에서 빠져나갔다.
"뭔가 고민이 있나요 나오 양?"
"선생님…"
"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하루종일 그 사람만 생각 하게 되고, 그 사람이 보이면 저도 모르게 도망가게 되고, 그 사람이 저한테 잘 해주면 저를 좋아하는 건가 생각하게 되는데 그렇다고 좋아한다고는 못 하겠는데 어떡하면 좋을까요…?!"
"으음… 그래서 그림을 그리면서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군요….
"그, 그렇게 티가 났나요…?!"
방과 후, 그림 공부를 위해 미술실에서 미술 선생님에게 조언을 들으며 그림을 그리던 나오는 선생님의 말에 얘기를 할까 말까 잠깐 고민하다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선생님께까지 거짓말을 하고 싶진 않아서였으나 이런 얘기를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건 처음이라 어느새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미시마는 꽤 오랜 시간동안 생각에 잠겨있다, 겨우 입을 열었다.
"지금의 나오 양에게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학창시절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나오 양처럼 하루종일 그 사람이 생각하게 됐고, 그 사람이 보이면 피해 다니고, 제게 잘 해주면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죠. 그렇다고 고백 하자니 친구 그 이하의 관계가 될까 두려워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에 그 사람은 다른 사람과 사귀게 되었더군요."
"지금은 포기한지 오래지만 그러는데에는 시간이 꽤 많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거절 당하더라도 고백을 했다면 이렇게 후회하진 않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지요. 차라리 거절 당했다면 깔끔히 포기했을 테니까요. …가만히 있어봐야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조금 무책임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요."
가만히 있어봐야 달라지는 아무것도 없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러기 쉽지 않아 어려운 말이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그는 3학년이기 때문에 그에게 고백할 수 있는 시간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만일 이대로 있다가 그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거나 졸업식 날이 와버린다면 후회 하지 않을 자신이 없었다.
"……결정 했어요. 학생회는 오늘 회의가 있으니까 아직 하교 안 했겠죠? 저 잠깐 다녀올게요! 조언 감사합니다!"
밝게 웃으며 미술실에서 나온 나오는 곧바로 학생회실로 향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후회하지 않기 위해 텅 빈 복도를 달려 학생회실 앞에 도착했고, 막 회의가 끝났는지 다른 학생회 사람들과 이 쪽으로 오고 있는 그와 마주했다. 더는 도망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할 얘기가 있다며 그를 멈춰 세웠다. 단 둘만 남게 되자 매미 소리만이 들려오는 공간에서, 한참을 시선을 피하던 나오는 침을 한 번 삼키고는 그토록 하고 싶었던 말을 입 밖으로 꺼내었다.
"좋아해요 아리스 선배…!"
*
이 다음 이야기는 11월 26일에 나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일단은 이 다음을 생각해서 넣은 부분이 몇몇 있다만.. 가능할 지는 모르겠네요..
원래는 나오랑 나오 관련 캐들이 나오는 논컾을 쓰고 싶었는데..... 논컾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론 다 나오긴 했네요..
아 그리고 아리스는 처음엔 나오를 풀네임으로 불렀으나 나오가 본인을 무서워하는 것 같아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는 설정입니다(차마 본편처럼 이름으로 불렀다 풀네임으로 부르는 꼴을 볼 수가 없어서..) 뭐 본편에서도 왠만하면 서로 이름으로 부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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